소아비만 부르는 어린이 '단짠' 식습관, 나트륨·당류 섭취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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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식생활은 편의성을 추구하면서 가공식품과 외식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어른뿐만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들의 식탁에도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갈증이 날 때마다 단맛이 강한 주스나 탄산음료를 찾는 아이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짠(달고 짠)' 식습관은 아이들의 건강에 적신호를 켤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나트륨과 당류의 과다 섭취는 단순히 입맛의 문제를 넘어, 소아비만, 성장 저해, 충치 등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나트륨과 당류 섭취량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을 훌쩍 넘어선 상태로, 미래 세대의 건강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가정 내에서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본문에서는 어린이 나트륨 및 당류 섭취의 심각성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살펴보고, 이것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식습관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심각한 수준에 이른 국내 어린이 나트륨·당류 섭취 실태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나트륨 및 당류 섭취 실태는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생활안전관리원의 2018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3~5세 유아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남아 1602㎎, 여아 1450㎎으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기준인 1000㎎을 무려 45~60%나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더 어린 1~2세 영아의 상황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아는 1196㎎, 여아는 1176㎎의 나트륨을 섭취하여 WHO 권고 기준(810㎎)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짠맛에 길들여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나트륨뿐만 아니라 당류 섭취 문제 역시 심각합니다. 2023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여자 어린이·청소년·청년층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42.1~46.6g에 달했는데, 이는 1일 총 섭취 열량의 10%를 초과하는 위험한 수준입니다. WHO는 가공식품 등을 통한 당류 섭취를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으며, 5% 미만으로 줄이면 더욱 큰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1400kcal를 섭취하는 유아의 경우, 당류 섭취량은 35g 미만으로 조절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통계는 자극적인 맛의 가공식품, 배달 음식, 음료수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의 식생활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나트륨·당류 과다 섭취가 어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과도한 나트륨과 당류 섭취는 성장기 어린이의 건강에 다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첫째, 나트륨의 과다 섭취는 어린이의 성장과 발육을 직접적으로 저해할 수 있습니다. 나트륨은 체내에서 칼슘과 아연의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을 합니다. 칼슘은 뼈와 치아를 형성하는 필수적인 영양소이며, 아연은 정상적인 성장과 면역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짠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충분한 칼슘과 아연을 섭취하더라도 몸 밖으로 배출되어 성장이 더뎌지거나 면역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둘째, '단짠' 식습관은 소아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짠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갈증을 느끼게 되고, 이때 물 대신 단맛이 강한 탄산음료나 과일주스를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가당 음료는 영양가 없이 열량만 높은 '빈 칼로리' 식품으로, 섭취 즉시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남은 에너지는 체지방으로 축적되어 비만을 유발합니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당류 섭취는 충치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당분은 입안의 세균에게 좋은 먹이가 되어 산(acid)을 생성하게 만들고, 이 산이 치아의 표면을 부식시켜 충치를 발생시킵니다. 이처럼 나트륨과 당류의 과잉 섭취는 단순한 입맛의 문제를 넘어, 어린이의 성장, 체중, 구강 건강 전반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가정에서 실천하는 건강한 식습관: 나트륨·당류 줄이기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단짠'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꾸준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식생활 속 작은 변화를 통해 나트륨과 당류 섭취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조금만 신경 쓰면 아이의 평생 건강을 위한 올바른 식습관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나트륨 및 당류 저감 방안입니다.
나트륨 섭취 줄이기
- 양념 조절 및 천연 조미료 활용: 가정간편식(HMR)이나 밀키트를 조리할 때, 동봉된 양념이나 소스를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2/3만 사용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소금이나 간장 대신 표고버섯, 다시마, 멸치를 갈아 만든 천연 가루 조미료를 사용하면 감칠맛을 더하면서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가공육 데치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사용하면 표면의 나트륨과 첨가물을 상당량 제거할 수 있습니다.
- 소스는 따로 제공: 돈가스, 튀김, 샐러드 등 소스를 곁들이는 음식은 소스를 부어서 제공하기보다 별도의 작은 그릇에 담아 찍어 먹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 스스로 섭취량을 조절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습니다.
- 국물 섭취 줄이기: 국이나 찌개는 한국인의 주된 나트륨 섭취원입니다. 국물 자체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 습관을 들이고, 국그릇 크기를 줄이거나 국물을 별도의 그릇에 조금만 담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당류 섭취 줄이기
- 간식은 신선한 제철 과일로: 갈증을 느끼거나 간식을 찾을 때, 당이 첨가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대신 수분과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을 제공합니다. 과일의 자연스러운 단맛은 아이들의 단맛에 대한 역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품질인증 마크 확인: 과자, 빵, 음료 등 어린이 기호식품을 구매할 때는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인증을 받은 제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당류 함량이 14~38%가량 적어 상대적으로 건강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 영양성분표 확인 습관화: 가공식품 구매 시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여 1회 제공량당 당류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 천연 식재료 활용: 시판 소스 대신 직접 만든 소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30g 기준으로 토마토 페이스트에는 약 6g의 당이 포함되어 있지만, 신선한 토마토에는 1g의 당만 들어있습니다. 직접 갈아 만든 토마토소스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당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은 올바른 식습관에서 시작됩니다. 통계가 보여주듯, 편리함과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현대의 식문화는 아이들을 나트륨과 당류 과다 섭취의 위험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는 소아비만, 성장 방해, 만성질환의 조기 발현 등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가정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습니다. 조리법을 살짝 바꾸고, 식재료를 신중하게 선택하며, 간식을 건강하게 대체하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아이의 평생 건강을 지키는 튼튼한 방패가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아이와 함께 장을 보며 영양성분표를 확인하고,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내는 요리 과정에 동참시켜 보십시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아이가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고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것입니다.